2025.11.10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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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이 멈추면 아이의 하루도 멈춘다”

최호섭 안성시의회 운영위원장, 어린이집 교사 근무환경개선비 중단 사태에 “행정의 철학이 사라졌다”

“교사는 여전히 아이의 손을 잡고 있는데, 행정은 예산의 줄을 놓아버렸습니다.”

안성시의회 최호섭 운영위원장이 최근 불거진 어린이집 교사 근무환경개선비 미지급 사태를 두고

중앙정부와 안성시의 행정 모두를 강하게 비판했다.

 

■ “두 달째 끊긴 개선비… 현장은 이미 흔들리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근무환경개선비는 어린이집 교사의 처우 개선과 이직 방지를 위해 지급되는 대표적인 국비 지원사업이다.

그러나 안성시에서는 2025년 9월분과 10월분 개선비가 지급되지 않았다.

담임교사는 월 26만 원, 연장보육교사는 월 13만 원을 받아왔으나, 국비가 소진되면서 두 달째 지급이 전면 중단된 것이다.

 

복지부는 “추가 국비 교부 시 소급지급이 가능하다”고 밝혔지만,

지급 시기나 구체적 계획이 전혀 공지되지 않아 현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교사들은 “이미 지난달부터 월급이 줄었고, 다음 달도 기약이 없다”며 불안감을 토로하고 있다.

 

■ “보육은 숫자가 아닌 사람의 문제… 행정이 너무 냉정해졌다”

 

최 위원장은 “아이를 돌보는 일이 이렇게까지 행정의 뒷전으로 밀려날 줄 몰랐다”며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교사들의 손이 멈추면, 결국 아이의 하루가 멈추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행정이 숫자만 바라보면 사람의 온기를 잃는다.

지금의 문제는 단순히 돈이 아니라, 행정의 철학이 사라졌다는 것”이라며

“보육은 비용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투자’라는 기본 원칙부터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기금 하나 없는 도시… 예산이 끊기면 현장도 멈춘다”

 

현재 안성시는 보육발전기금이나 긴급지원 기금이 전혀 없다.

따라서 국비가 끊기면 시 차원에서 메울 방법이 없어, 현장 지원이 그대로 중단되는 구조다.

최 위원장은 “기금이 없다면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행정의 역할”이라며

“아이를 키우는 일이 법과 규정에만 갇혀 있다면, 그 도시는 이미 미래를 잃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비 교부가 지연되는 동안이라도, 지자체가 자체 예산 조정이나 예비비 활용로 공백을 메웠어야 했다”며

“아이들의 하루가 멈추는 동안 행정은 ‘지침을 기다린다’는 말로 책임을 피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 “평택시는 이미 전액 지급… 안성시 행정은 멈춰 있었다”

 

인근 평택시는 같은 조건에서도 9월, 10월분 근무환경개선비를 전액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 위원장은 “똑같은 국비사업인데 어떤 도시는 교사를 지키고, 어떤 도시는 기다린다”며

“평택시는 시비를 선집행해 교사들의 생계를 지켰지만, 안성시는 두 달째 ‘보류 중’이라는 답변만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차이는 단순한 재정 여건의 문제가 아니라, 행정의 의지와 철학의 차이”라며

“아이들의 돌봄이 ‘예산이 남을 때만 가능한 일’로 취급되는 현실을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아이의 하루를 지키는 일, 행정의 책임이자 도시의 품격”

 

최 위원장은 이번 사태를 단순한 예산 문제를 넘어,

‘보육 시스템의 붕괴 신호’이자 행정 신뢰의 시험대로 규정했다.

 

그는 “지자체가 중앙정부 눈치만 보고 아무 대책 없이 시간을 흘려보내면,

결국 떠나는 건 교사이고 피해자는 아이”라며

“안성시가 진정으로 아이의 도시를 꿈꾼다면, 보육정책의 주체로 다시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위원장은 “아이의 하루를 지키는 일은 행정의 의무이자, 도시의 품격을 결정짓는 기준입니다.”라고 비판했다.

 

그의 한마디는, 멈춘 예산 속에서도 아이들의 하루를 지켜야 한다는

지방의회의 최소한의 양심이자 호소로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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