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 2022년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발생한 '1억 원 공천 헌금' 의혹과 녹취록이 언론을 통해 세상에 드러났다. 그 내용은 우리 정치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공천관리위원이었던 강선우 의원이 자신의 보좌관을 통해 1억 원이 오간 사실을 인지하고도, 이를 즉각 시정하거나 신고하지 않았다. 오히려 당내 실세를 찾아가 "의원님, 저 좀 살려주세요"라며 읍소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더욱 기막힌 것은 돈을 건넨 의혹을 받는 인물이 바로 다음 날 단수 공천을 받아 결국 당선되었다는 사실이다.
공천은 국민을 대신해 일할 일꾼을 검증하는 민주주의의 첫 관문이다. 이 신성한 관문이 돈으로 더럽혀졌다면, 그 과정을 통해 선출된 권력은 태생부터 정당성을 잃은 것이다. 매관매직으로 얼룩진 정치가 낳은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주민과 국민의 몫으로 돌아온다.
이제 책임 있는 자들이 답해야 할 시간이다. 비위 사실을 알고도 은폐에 급급했던 것으로 보이는 강선우 의원, 이를 보고받고도 "안 들은 걸로 하겠다"며 묵인했다는 비판을 받는 김병기 의원. 두 사람에게 묻는다. 이것이 당신들이 말하는 민주주의인가?
'몰랐다', '문제없다'는 변명으로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의혹의 당사자들은 지금 당장 국민 앞에 진실을 밝혀야 한다. 국회의원이라는 특권 뒤에 숨지 말고, 직을 내려놓고 수사기관의 철저한 조사에 임하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다. 검찰과 경찰 역시 자금의 흐름과 공천 과정 전반을 명명백백히 파헤쳐야 한다.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가 '1억 원'에 오염된다면, 그것은 더 이상 꽃이 아니라 부패의 상징일 뿐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돈으로 공천을 사고파는 구태 정치는 이제 우리 사회에서 영원히 추방되어야 한다.
국민은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고 있으며, 기억하고 있다. 부패한 정치에 대한 가장 무서운 심판은 결국 깨어있는 국민의 손끝에서 시작될 것이다. 정의와 상식이 통하는 정치를 위해, 국민 여러분도 끝까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
이에 본 대변인은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첫째, 강선우 의원은 즉각 사퇴하고 수사에 협조하라. 강선우 의원은 국민 앞에 모든 사실을 소상히 밝히고, 의원직을 내려놓은 뒤 수사에 전면 협조하며, 그 결과에 따른 법적·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
둘째, 김병기 의원은 책임을 회피하지 마라. 원내대표직 사퇴 한 번으로 면피하려는 태도는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다. 김병기 의원은 관련 공직·당직에서 즉각 물러나고 수사에 전적으로 협조해야 한다.
셋째, 특검을 포함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다. 녹취 파일의 전문 분석, 자금 흐름 추적, 당시 공천 과정 관련자 전원 조사 등을 통해 '돈 봉투 선거'와 '매관매직' 의혹의 실체를 끝까지 규명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