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진안 마이산·은수사·성수산 기(氣)풍수 답사

2025년 11월 30일, 맑고 차가운 겨울 초입의 공기 속에서
소재학 교수님과 40명의 일행이 향한 곳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풍수의 맥과 기운이 살아 흐르는 공간,
전북 진안 마이산과 은수사, 그리고 성수산 상이암.
이번 답사는 풍경을 보는 눈뿐 아니라 땅의 숨결을 읽는 감각을 깨우는 여정이었다.



첫 행선지 진안 가위박물관에서 ‘작은 물건 하나에도 정신과 기운이 깃든다’는
해설을 들었다. 이어지는 풍수답사의 서막처럼, 형체 너머 흐르는
기(氣)의 관점을 열어준 순간이었다.


본격적 기혈 탐사는 마이산에서 시작됐다.
암마이봉과 수마이봉, 두 귀 형상의 산세는 하늘과 땅의 기운을
귀로 들음(聞)을 의미하는 형국으로 풀이된다.
천지 사이의 메시지를 받는 자리, 즉 하늘의 명을 듣는 귀(馬耳山) 라는 이름이
괜히 붙은 것이 아니라는 설명에 모두가 숨을 고르고 산을 올려다보았다.
특히 은수사 일대는 풍수에서 선기(仙氣)가 모이고 응결되는 혈처로 알려진 곳이다.
태종이 왕위에 오르기 전 이곳에서 금줄을 받았다는 기록,
조선 건국의 기운이 이 산에서 발현되었다는 전승은 단순한 설화를 넘어
풍수적 지맥의 근거로 읽힌다.
마이산 서기는 강하고 직선적이며, 그 정점이 은수사와 탑사 부근에서 응혈한다는 말처럼,
실제로 탑사 앞에 서자 주변 공기가 달라짐을 많은 참가자들이 몸으로 느꼈다.


마이산 탑사는 더욱 특별했다.
돌 하나 없이 무너질 듯 쌓였으나 수백 년을 버틴 탑들은 풍수에서 말하는
지기(地氣)의 정(精)이 응결된 구조물로 설명된다.
기가 흩어지지 않고 위로 상승하는 ‘승기(乘氣)’의 흐름이 돌을 붙잡아주는 현상이라는
해설에 모두가 감탄했다.
자연의 기운과 인간의 의지가 만나 만든 걸작이라는 말이 누구에게나 실감으로 다가왔다.



성수산 상이암은 기맥의 흐름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자리였다.
성수산은 마이산에서 뻗어내린 지맥이 완만하게 흐르다 다시 모아 올라가는
회룡고조(回龍顧祖) 형국.
즉, 뻗은 용맥이 자기 뿌리를 돌아보고 기를 정제하는 자리라고 했다.
그중 상이암은 봉우리의 혈이 맺히는 지점으로, 심신의 기운이 맑아지고
내면이 고요해지는 음혈(陰穴) 의 작용을 체감할 수 있는 곳이다.
실제로 몇 명 답사자 중에는 “머리가 맑아졌다”고 말했으며, 한참을 말없이
산의 숨결을 느껴보려는 이들도 있었다.
이번 풍수답사는 산을 본 것이 아니라, 산이 우리를 본 하루였다.
천지의 기운을 귀로 듣고, 혈맥 위에 서서 좋은 기운을 받아보았다.
땅의 기운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느끼는 것임을
41명의 발걸음 위에 남은 기(氣)의 여진은 오래 지속될 것이며,
바쁜 일상 속에서도 우리 안의 중심을 잊지 않게 해줄 것이다.
마이산은 거대한 가르침이었다.
보고, 걷고, 느끼는 동안
산은 말없이 답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