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방식의 한계 지적하는 목소리 늘어
최근 청소년 상담 분야에서 기존의 '금지 중심' 접근법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지고 있다. 게임중독이나 스마트폰 과의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순히 "하지 마라"고 말하는 것보다, 청소년의 마음을 다른 긍정적인 활동으로 채우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 청소년 상담 전문가는 "10년간 교정 시설에서 상담을 진행하면서 발견한 것은 모든 문제 행동이 작은 생각에서 시작해 점진적으로 확대된다는 점"이라며 "이 과정을 이해하면 예방과 치료 모두에서 더 나은 접근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청소년 문제 행동의 형성 과정 분석
상담 사례 분석을 통해 청소년의 문제 행동이 다음과 같은 단계를 거쳐 형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초기 관심 단계 - 호기심이나 우연한 접촉
- 내적 갈등 단계 -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의 고민
- 합리화 단계 - '한 번만', '아무도 모르게' 등의 자기 설득
- 행동 지배 단계 - 특정 생각이 행동을 완전히 좌우
서울의 한 중학교 상담교사는 "게임중독 학생들을 상담해보면 대부분 이런 과정을 거쳤음을 확인할 수 있다"며 "문제는 4단계에 이르러서야 개입하려 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마음 채우기' 방식의 실제 적용 사례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스마트폰 과의존 학생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접근법을 시도했다.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는 대신, 학생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다양한 활동을 제공하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지원했다.
3개월 후 결과를 분석한 결과, 참여 학생 30명 중 23명이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자연스럽게 감소했다고 보고됐다. 특히 강제적 제한 없이도 학생들 스스로 조절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해당 학교 상담교사는 "억지로 참게 하는 것이 아니라 더 의미 있는 활동으로 마음이 채워지니 자연스럽게 변화가 일어났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의 평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관계자는 "청소년의 내재적 동기를 활용한 접근법이라는 점에서 기존 방식과 차별화된다"며 "다만 충분한 검증을 거쳐 현장에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교육학과 한 교수는 "행동 변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방법론"이라며 "특히 청소년기의 특성을 고려할 때 강제보다는 자발적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부모와 교사들의 관심 증가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이런 접근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존에 자녀와의 갈등 요소였던 게임이나 스마트폰 문제를 다르게 접근해보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서울 거주 학부모 김씨는 "아이에게 '게임 그만해'라고 계속 말하는 것이 효과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아이가 게임 외에 흥미를 가질 만한 것들을 함께 찾아보니 자연스럽게 게임 시간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교육 정책에의 시사점
교육부 관계자는 "청소년 문제에 대한 사후 대응뿐만 아니라 예방 차원에서도 이런 접근법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며 "다만 충분한 연구와 검증을 통해 정책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교육청에서는 이미 생활지도 매뉴얼에 이런 내용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과제와 전망
전문가들은 이런 접근법의 장기적 효과에 대한 체계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단기적 변화는 확인되고 있지만, 지속성과 다양한 상황에서의 적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더 많은 데이터가 축적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상담심리학회 관계자는 "청소년의 행동 변화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더 많은 연구와 현장 적용을 통해 검증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도서 출간으로 관심 확산
이런 접근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도서가 추천되면서 교육 현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해당 도서는 청소년과 학부모, 교사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으며, 일부 학교에서는 교사 연수 자료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출판사 관계자는 "교육 현장에서의 관심이 예상보다 높다"며 "앞으로도 이런 실용적 교육 방법론에 대한 연구서 출간을 늘려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