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27 (금)

어제 방문자
5,946

특별기사

[기자 수첩] 기자가 본 하은호 군포시장 이런 일은 일부러 하려 해도 안 된다

 

세상에는 연출이 불가능한 장면들이 있다.

 

27일 오전, 하은호 군포시장은 해빙기 사고 예방을 위한 직원 회의를 마치고 관내 출장길에 나섰다. 산본중앙공원 사거리 KT 옆 공원을 지나던 중, 그의 눈에 쓰러진 할머니 한 분이 들어왔다. 시장 일행은 지체 없이 차에서 내렸다. 119에 신고하고, 할머니를 편안한 자세로 눕히고, 의식을 잃지 않도록 곁을 지켰다. 출동한 구조대의 응급조치 끝에 할머니는 무사히 귀가했다.

 

이 장면, 연출할 수 있을까.

 

아무리 '좋은 시장' 이미지를 만들고 싶어도, 출장길 특정 시각 특정 장소에 쓰러진 어르신을 배치할 수는 없다. 보도자료를 미리 뿌릴 수도 없고, 카메라를 갖다 놓을 수도 없다. 그냥, 지나가다 봤고, 멈췄고, 도왔다. 그게 전부다.

 

사실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하 시장은 고교 시절 안양 일대를 덮친 대홍수 때 대림대학교 앞에서 버스 안으로 물이 차오르는 위기 상황에서 사람들을 구해낸 적이 있다. 2022년에는 산본역 피트인 사거리 횡단보도 옆에 쓰러진 노인을 발견해 신속히 신고하고 무사귀환을 도왔다.

 

한 번은 우연일 수 있다. 두 번도 우연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세 번은 다르다. 세 번은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보여준다.

 

길에 쓰러진 사람을 보고 멈추는 것, 말은 쉽다. 하지만 바쁜 일정, 수행원, 체면, 혹은 그냥 '내 일이 아니다'는 생각에 그냥 지나치는 것도 인지상정이다. 그가 매번 멈출 수 있었던 것은 군포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을 실제로 아끼는 마음이 몸에 배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 시장은 이날 "봄이 오는 길목에서 어르신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빙기 안전 회의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직접 그 현장을 마주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이었다.

 

기자는 오래 취재를 하다 보면 느끼게 된다. 진짜와 가짜를. 보여주기 위해 하는 일과, 그냥 몸이 먼저 움직이는 일의 차이를. 이런 일은 기획할 수 없다. 마음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