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16일, 대만 타이베이의 즈난산(指南山) 기슭에 위치한 지남궁은 도교, 불교, 유교가 함께 모셔진 대규모 도교 사원으로, 수많은 방문객이 찾는 명소다. 지남궁은 도교 8선 중 하나인 여동빈(吕洞宾)을 주신으로 모시는 사원으로, 풍부한 역사와 전설을 가지고 있다.
지남궁의 역사는 청나라 광서 8년(188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단수이현의 지방관 왕빈림이 타이완으로 부임하며 여동빈 신상을 옥청재에 모셨고, 이후 징메이 지역에서 전염병이 돌자 이 신상을 옮기며 전염병이 서서히 줄어드는 기적이 일어났다. 이에 감명받은 유지들은 사원을 세우기로 결정했고, 유씨 성을 가진 지주가 사찰 부지를 헌납하면서 지남궁이 세워졌다.
처음 건축된 1890년에는 초라한 초가집에 불과했던 지남궁은, 이후 여러 차례 확장을 거쳐 순양전, 능소보전, 대웅보전, 대성전 등을 갖춘 현재의 대규모 사원으로 발전했다.
지남궁에는 재미있는 전설도 전해진다. 여동빈이 도교 8선 중 하나인 하선고에게 차였다는 이유로, 이곳을 방문한 연인들이 헤어진다는 이야기가 있다. 마오쿵산 정상에 위치한 지남궁은 타이페이 분지와 단수강, 관인산, 그리고 린커우 분지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최고의 전망을 자랑한다. 이러한 뛰어난 경관 때문에 많은 연인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고, 이 전설은 샘이 난 지역 어르신들이 퍼뜨린 이야기일 가능성이 크다.
이번 답사에서는 한국의 풍수지리학술교류답사팀, 김기찬 회장과 임순재 학술원장, 이경희, 차정순이 대만 현지의 허문재 경문화출판사 사장의 안내로 지남궁을 방문했다. 이들은 관룡자를 사용해 사찰의 기운이 어디로 흘러 들어가는지 측정했으며, 사찰 관리자의 적극적인 안내 속에 탐사를 진행했다.
임순재 학술원장은 지남궁이 명당으로서 가지는 특별한 기운에 대해 설명했다. "기(氣)는 수많은 종류가 있으며, 풍수에서 말하는 명당은 기운이 뭉쳐있는 장소를 의미한다. 하지만 도교 사원이나 사찰은 단순히 기운이 모여있는 곳으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개광, 점안 같은 의식이 있으며, 이는 생명을 불어넣는 의식으로 청정한 에너지를 지닌다. 지남궁은 적절한 위치에 서로 다른 기운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당이 된 것 같다. 만약 기운의 종류가 구색을 맞추지 못한다면 번성하기 힘들 것이다."
지남궁이 많은 사람들에게 명당으로 알려지게 된 이유는, 바로 이처럼 다양한 기운들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