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9월 1일 국회 개회식 본회의장, 쏟아지는 플래시 세례 속에서 한 장의 사진이 정국을 뒤흔들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휴대전화로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에게 “송구합니다”라는 문자를 보내는 장면이 언론 카메라에 고스란히 포착된 것이다. 인사청문회를 앞둔 예비 장관이 자신을 검증할 소관 상임위원장에게 몸을 한껏 낮춘 이 사적인 메시지는,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후보자 본인의 자격 논란에 불을 지폈다.
해명에 급급했던 ‘신약 로비’ 의혹의 꼬리표
김승원 후보자가 황급히 서 위원장에게 문자를 보낸 이유는 이른바 ‘코로나19 치료제 승인 청탁(신약 로비) 의혹’ 때문이었다. 앞서 무소속 한동훈 의원은 김 후보자가 과거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신약 임상시험 승인을 청탁한 사건으로 수사를 받았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이에 김 후보자는 “3년간 검사 11명이 투입돼 수사한 사안”이라며, 한 의원의 주장에 대한 사실관계를 바로잡고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서 위원장에게 직접 장문의 해명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이 해명 문자는 오히려 후보자의 아킬레스건을 다시 건드리는 꼴이 됐다. 해당 사건에 대해 검찰이 김 후보자에게 내린 처분은 무혐의가 아닌 ‘기소유예’였기 때문이다. 기소유예는 피의사실, 즉 범죄 혐의 자체는 인정되나 여러 정상을 참작해 재판에만 넘기지 않았다는 뜻이다. 법과 원칙을 수호하고 국가의 법 집행을 총괄해야 할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혐의가 인정된 로비 사건에 연루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치명적인 결격 사유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공과 사를 잃은 부적절한 처신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김승원 후보자의 처신이다. 장관 후보자가 자신을 향한 중대한 의혹을 해명해야 할 무대는 국민의 눈과 귀가 쏠린 공개적인 인사청문회장이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김 후보자는 청문회가 열리기도 전에, 그것도 청문회를 주재하고 의사를 총괄하는 법사위원장에게 사적인 메시지로 “송구하다”며 읍소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는 공정한 검증 절차를 무색하게 만들고, 입법부의 인사청문 기능을 가볍게 여겼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법무부 장관은 그 어떤 자리보다 엄정한 도덕성과 준법정신이 요구되는 국무위원이다. ‘기소유예’라는 무거운 꼬리표를 단 채 상임위원장에게 보낸 사적인 문자로 위기를 모면하려 했던 김승원 후보자의 모습은, 과연 그가 대한민국의 법치를 이끌어갈 적임자인지 뼈아픈 의문을 남긴다. 카메라에 우연히 찍힌 “송구합니다”라는 한 마디가 향후 청문회 정국에서 그에게 얼마나 무거운 부메랑으로 돌아올지 지켜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