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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스타벅스 가야지'가 갈라놓은 두 개의 질문

 

 

배재고 야구부에 내려진 6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둘러싼 논란이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김민전 국민의힘 원내부대표는 "스타벅스 가자라는 말이 언제부터 혐오의 언어였느냐"고 반문했고, 박상웅 원내부대표는 이번 징계를 "학생들의 야구 인생에 내린 사실상 사형 선고"라고 표현했다. 여권을 겨냥해서는 "갈라치기 프레임"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그런데 이 발언들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전에 짚어야 할 사실관계가 있다. 배재고 선수들이 외친 구호는 단순히 "스타벅스 가자"가 아니었다. 지난달 29일 청룡기 대회에서 배재고 선수들은 상대팀인 광주일고를 향해 "스타벅스 가야지"를 반복하며 "탱크데이"라는 표현을 함께 외쳤다. 이는 최근 스타벅스코리아가 진행해 논란이 됐던 '5·18 탱크데이' 이벤트를 직접 연상시키는 조합이었고, 그래서 5·18 민주화운동을 조롱하고 광주 지역을 비하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던 것이다. "스타벅스 가자"라는 말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 말이 놓인 맥락과 상대를 겨냥한 방식이 문제였다는 뜻이다. 이 맥락을 빼고 "스타벅스가 언제부터 혐오 표현이었냐"고 묻는 것은, 질문 자체는 그럴듯해 보여도 논점을 슬쩍 비껴가는 화법에 가깝다.

 

그렇다고 국민의힘 원내부대표들의 문제 제기가 전부 근거 없다고 보기도 어렵다. 실제로 이번 징계는 정치적 성향과 무관하게 폭넓은 반발을 사고 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협회 관계자들을 고발했고, 배재학당총동창회는 선처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냈다. 이들이 공통으로 지적하는 지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미성년자인 학생들에게 내려진 징계의 형평성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구호를 직접 외치지 않은 3학년 주전 선수들까지 6개월간 대회에 나서지 못하게 된 연대책임의 문제다. 고교 3학년에게 6개월은 진학과 스카우트가 걸린 시기이기 때문에, 팀 전체에 대한 출전 정지가 사실상 특정 학생들의 진로를 막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정치 성향을 떠나 합리적으로 들린다.

 

결국 이번 사안은 서로 다른 두 질문이 뒤섞이면서 논란이 커진 측면이 있다. 첫째, "학생들의 발언이 지역·역사 비하에 해당하는가"라는 질문이고, 둘째는 "그에 대한 제재의 수위와 대상 범위가 적절한가"라는 질문이다. 전자에 대해서는 맥락상 부적절했다는 데 이견이 크지 않아 보인다. 박상웅 원내부대표조차 "구호는 부적절했을 수 있다"고 인정했다. 논란이 되는 것은 후자, 즉 구호에 가담하지도 않은 선수까지 포함한 팀 전체 징계, 그것도 진학을 앞둔 학생들에게 6개월이라는 기간이 비례적인가 하는 문제다.

 

이 지점에서 정치권의 개입은 논쟁을 명료하게 하기보다 흐리게 만드는 효과를 낸 것 같다. "혐오 표현이 언제부터냐"는 반문은 사실관계를 생략한 채 프레임 전쟁으로 곧장 뛰어드는 화법이고, 이를 대통령의 "갈라치기"로 연결하는 것 역시 검증되지 않은 정치적 해석이다. 반대로 협회와 교육 당국을 향해 "선수 생명을 끊었다"는 식의 격앙된 언어로 맞서는 것도, 미성년 선수에 대한 과도한 징계 가능성을 냉정하게 따지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교육의 언어로 이 사안을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청소년 선수들의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책임을 묻는 것은 필요하다. 다만 그 책임이 교육적 효과를 갖기 위해서는, 실제 발언에 관여한 정도에 비례해야 하고 미성년자의 성장 가능성을 지나치게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도 함께 지켜져야 한다. 협회가 팀 전체에 대한 징계와 별도로 지도자·선수 개인에 대한 추가 징계를 심의 중이라고 밝힌 만큼, 이 후속 절차에서 관여 정도에 따른 세밀한 구분이 이뤄지는지가 앞으로 더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한 가지는 분명하다. "스타벅스 가자"는 원래 아무 문제가 없는 말이었다. 문제는 그 말이 놓인 자리였다. 이 사건을 정쟁의 언어로만 소비한다면, 정작 살펴야 할 질문—징계의 비례성과 미성년자 보호라는 실질적인 논점—은 뒷전으로 밀려날 위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