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2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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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법복의 무게… 故 신종오 판사를 애도하며

 

2026년 5월 6일 새벽, 서울고등법원 청사 인근에서 들려온 비보는 법조계를 넘어 대한민국 사회 전체에 무거운 침묵을 안겼다. 최근 온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주요 항소심 재판의 주심을 맡았던 신종오 부장판사가 안타깝게 생을 마감했다.

경찰은 타살 혐의점이 없고 유서가 발견된 점 등을 토대로 사망 원인을 조사 중이다. 유서에는 최근 그가 맡았던 재판과 관련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2001년 처음 법복을 입은 이래 25년 가까운 세월 동안 대법원 재판연구관, 고법판사 등을 거치며 엘리트 법관으로서 묵묵히 제 몫을 다해온 고인이었다. 우리는 그가 마지막 순간 어떤 고뇌를 안고 있었는지 온전히 알 길이 없다. 섣부른 추측이나 예단은 고인과 유족에게 또 다른 상처가 될 뿐이다.

다만, 이 비극적인 소식 앞에서 우리 사회가 법관이라는 한 자연인에게 지우는 하중이 얼마나 거대한 것인지 되돌아보게 된다. 첨예하게 이해관계가 대립하고, 진영 논리가 극단으로 치닫는 작금의 현실 속에서 사법부의 판단은 종종 법정을 넘어 사회적 심판대에 오르곤 한다. 판결의 결과에 따라 법관 개인에 대한 과도한 비난이나 맹목적인 지지가 쏟아지는 광경은 이제 낯설지 않다.

고인의 안타까운 죽음을 특정 사건과 섣불리 연결 짓는 것은 경계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법관이 오직 기록과 양심에 기대어 독립적으로 재판할 수 있는 환경, 그리고 그 무거운 책임을 짊어진 이들을 존중하는 성숙한 사회적 공기가 형성되어 있는지에 대해서는 뼈아픈 자성이 필요하다.

평생 법과 양심의 저울을 들고 헌신했던 고인의 노고에 숙연한 마음을 표하며, 무거운 법복을 벗고 떠난 고인의 평안한 영면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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