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강남구의회 홍보팀과의 통화에서 드러난 지역언론 차별의 민낯

  • 등록 2026.01.27 15:3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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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하고 다음에 노출이 안 되니까 실적으로 아예 안 잡혔습니다. "

강남구의회 홍보 팀장과 실적 담당자의 이 한마디는 한국 언론 생태계의 왜곡된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포털 사이트 노출 여부가 언론사의 가치를 평가하는 유일한 잣대가 되어버린 현실. 이것이 과연 공공기관이 가져야 할 올바른 언론관인가?

포털 종속, 언론의 본질을 잃다

통화 내용을 들으며 가장 놀라웠던 점은 '네이버·다음 노출 여부'가 언론사 평가의 절대 기준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이다. 이는 개인의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가 언론을 바라보는 왜곡된 시선을 반영한다.

언론의 본질은 무엇인가. "비판과 견제" 언론은 권력을 감시하고, 진실을 보도하며, 지역사회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언제부터 포털 사이트 노출이 이 본질적 가치를 대체하게 되었는가.

지역언론의 설 자리는 어디에

전국에는 수백, 수천 개의 언론사가 활동하고 있다. 이들 모두가 네이버·다음에 노출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묵묵히 취재하고 보도하며 지역사회의 알 권리를 충족시킨다.

특히 지역언론은 대형 포털에 노출되지 않더라도 자체 홈페이지, SNS, 유튜브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독자들과 소통한다. 그런데 공공기관이 이런 노력을 "실적으로 아예 안 잡혔다"는 한 마디로 폄하한다면, 지역언론의 존재 가치는 어디서 찾아야 하는가.

공공기관의 책무를 망각하다

더욱 문제인 것은 이것이 지방의회 홍보팀장의 발언이라는 점이다. 지방의회는 지역주민을 대표하는 기관이다. 그 의회가 네이버·다음이라는 거대 플랫폼의 논리에만 종속되어 있다면, 이는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에 가깝다.

"광고를 달라고 그러시는 거예요?"라는 질문도 황당하다. 언론사가 의회를 찾는 것은 취재를 위해서다. 광고는 별개의 문제다. 그런데 이 둘을 뒤섞어 마치 광고를 받으려고 이야기한 것처럼 몰아가는 태도는 언론을 상대로 한 모욕이다.

언론 생태계 회복을 위한 제언

통화 말미에 "한 번 더 내방해 주시고"라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이런 태도를 가진 곳에 어떤 언론사가 다시 찾아가고 싶겠는가.

공공기관 홍보 담당자들에게 당부한다:

첫째, 언론의 가치는 포털 노출 여부가 아니라 보도의 질과 공정성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둘째, 지역언론은 지역사회의 소중한 자산이다. 대형 포털에 종속되지 않은 독립적 목소리야말로 더욱 귀하다.

셋째, 광고와 취재는 엄연히 다르다. 이를 혼동하는 것은 언론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행위다.

"저희가 이걸 다 일개 언론사를 다 들어가기에는 너무 힘들어요"라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그것이 공공기관 홍보팀의 존재 이유 아닌가. 힘들다고, 귀찮다고 네이버·다음만 보겠다는 것은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이다.

언론은 살아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생명력은 포털 사이트가 아니라, 독자와의 직접적 소통에서, 진실을 향한 집요한 추적에서, 권력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에서 나온다.

강남구의회는 이번 일을 계기로 언론을 대하는 태도를 근본적으로 재고해야 한다. 팀장의 실수로 넘기기에는 문제의 본질이 너무 깊다.

최인철 기자 sony46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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