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유산청이‘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의 세계적인 인기와 함께 유명해진 한국의‘전통매듭’이 중국의 것으로 오해될 수 있는 설명을 수년간 홈페이지에 게시했다가 최근 삭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한국 정부의 설명을 근거로 중국 측이‘한국 전통매듭’이 자국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실정이어서 재발 방지책 마련이 시급하지만 정부 대응은 안이하다는 지적이다. '참조 1'
매듭은 고려 시대와 조선 시대 전반을 걸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전해져왔는데, 단순한 장식품을 넘어 장인정신과 미학을 담은 한국 고유의 전통공예다. 1968년 국가 무형유산 매듭장(매듭匠)으로 지정되어 전승되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박수현 의원(더불어민주당 / 충남 공주·부여·청양)이 24일 공개한‘매듭장에 대한 국가유산청 홈페이지 설명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매듭이 중국과의 빈번한 교류로 중국의 영향을 받았다”라고 적시되어 있다. 박수현 의원실의 문제 제기와 자료 요구가 있자 현재는 최근 10월 1일 자로 해당 표현이 삭제, 수정된 상황이다.
오해를 일으킬 수 있어 표현을 수정했다면서도‘매듭이 중국의 영향을 받았다’는 설명이 홈페이지에서 노출된‘기간’은 확인이 어렵다는 것이 국가유산청 답변이다. 매듭에 대한 설명은 2005년부터 2025년까지 총 10회 변경됐는데 내용 수정이 언제 있었는지 그‘이력’은 확인되지만, 변경된‘내용’에 대해서는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 매듭이 중국의 것으로 오해될 수 있는 표현이 게시된 시점과 그 시기를 알 수 있는 근거가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바이두)를 통해 확인됐다.
2021년부터‘바이두’에는 “한국도 매듭이 중국 문화임을 인정했다”는 글이 다수 게시됐다. 2021년 1월 25일 작성된 중국 기사에서 인용한 한국 국가유산청 홈페이지 캡처 자료는 “우리나라 매듭이 중국을 통해 들어왔다”라고 적시되어 있다. 2021년 1월 기준으로 직전의 변경 이력이 2016년 3월이기 때문에, 최소한 2016년 3월부터 최근에 수정된 “중국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보다 더 나아가“중국을 통해 들어왔다”는 표현으로 국가유산청 홈페이지에 게시되어 있었던 것을 알 수 있다.
정부의 안이한 대응은, 2024년 국정감사에서부터 박수현 의원에 의해 강력히 제기됐는데, 다른 한국 무형유산 사례에서도 드러난다. 국가유산청 제출 자료에 따르면, 아리랑, 가야금, 농악, 김장 등 총 20개 품목의 한국 무형유산에 대해 중국은 자국의 국가급 무형유산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 20개 중 8개 품목은 아직 한국 국가유산 지정을 받지 못해, 중국의 국가유산으로만 지정되어 있다. 이들 8개 품목은 퉁소, 해금, 삼노인(만담), 그네뛰기·널뛰기, 회갑례, 회혼례, 백중절 등이다. 나머지 12개 중 6개는 오히려 한국보다 중국이 먼저 국가유산으로 지정했다. 6개 품목은 아리랑, 씨름, 윷놀이, 김치담그기, 한복, 추석 등이다. 이중 아리랑, 씨름, 김치담그기에 대해서는 중국보다 늦은 국가유산 지정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먼저 유네스코에 등재함으로서 간신히 면피에 성공했다.
박수현 의원은, “ K-콘텐츠가 전 세계를 선도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한국 문화유산이 타국의 것으로 왜곡되는 문화 침탈의 위험이 높아지고 있는데, 정부는 기본적인 모니터링이나 대응 매뉴얼 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다”라며“전담 조직 설치, 매뉴얼 개발 등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응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