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서울시민이 지출한 1인당 문화비는 평균 21만4000원으로 2년 전인 2022년 16만8000원과 비교해 지속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문화·예술 관람 횟수도 평균 7.2회로 2년 전 4.6회 보다 1.5배 늘었다. 문화예술관람 경험률도 76.1%로 팬데믹 이전인 2018년 75.6% 수준을 회복했다.
특히 올해 조사에서는 ‘외로움 고위험군’과 ‘사회적고립 고위험군’에 대한 문화예술 관람과 참여율 등에 대한 심층적인 조사를 실시해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문화예술의 역할 모색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서울문화재단은 서울시민 1만 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 서울시민 문화향유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조사에는 장애인 지체·청각·시각장애인 등 ‘문화약자’ 계층을 지난해 313명에서 755명으로 확대, 세밀한 조사를 진행했다. ‘서울시민 문화향유 실태조사’는 2014년부터 2년 주기로 시행하고 있다.
이번 조사 결과 코로나19로 감소 추세를 보였던 서울시민의 문화예술관람 경험이 팬데믹 이전인 2018년을 넘어서면서 상승회복세를 보였고, 영화에 집중됐던 관람이 공연예술·전시로 다변화하고 있음이 나타났다.
또한 외로움과 사회적고립 문제 해결을 위한 문화예술의 역할과 고령인구에 대한 문화활동 지원 확대, 장애인 등 문화 약자에 대한 맞춤형 관람인프라 마련 등 시사점도 남겼다.
먼저 서울시민 문화예술 관람률은 2018년 75.6%, 2020년 63.1%, 2022년 69.1%, 2024년 76.1%로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지난 1년간 오프라인 문화예술관람 경험 서울시민은 평균 21만4000원의 문화비를 지출했고 연간 7.2회 정도 문화관람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조사시 연평균 16만8000원의 문화비를 지출하고 연평균 관람횟수는 4.6회였다. 연령대별로는 30대가 26만5000원으로 지출액이 가장 높았고 70대가 8만8000원으로 가장 낮았다.
처음으로 공연예술·전시관람(56.2%)이 영화 관람(48.4%)을 뛰어넘었던 지난 조사에 이어 이번에도 공연예술·전시 관람 65.2%, 영화 관람 47.9%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OTT 서비스 확대로 영화관 관람은 줄어든 반면 오프라인 기반 공연‧전시의 경우 대체불가한 특성과 팬데믹 이후 시민들의 문화적 욕구 증대, 콘텐츠 다양화 등 순수 예술 수요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온라인 매체를 이용해 문화예술 디지털 콘텐츠 소비경험은 총 81.5%로 2022년 대비 8.0%p가 증가했다. 세부적으로는 영화,드라마, 애니메니션(65.3%)이 가장 높았고 음원(44%), 웹툰·웹소설(25.7%)순이었다.
또 오프라인 관람과 디지털 콘텐츠 소비를 병행한다는 답변이 68.9%였고 디지털 콘텐츠만 소비한다는 답변도 12.6%에 달했다. 오프라인 관람만 한다는 7.1%에 머물렀다.
AI로 만든 전시, 공연, 행사의 참여 의향은 45.7%, 관람료 지불 의향은 35.9%로 의향없음(참여의향 없음 22.6%, 지불의향 없음 32.8%)보다는 높았지만 ‘보통’이라는 유보적 답변 또한 각각 31.7%, 31.2% 였다.
50세 이상 서울시민의 문화예술관람과 참여, 디지털 콘텐츠 소비도 분석했다. 그 결과 55세~64세 인구가 문화예술활동이 가장 많았다. 50세 이상 고령인구는 ▴준고령 50~54세 ▴고령 55~64세 ▴전기노인 65~74세 ▴후기노인 75세 이상으로 세분화해 조사했다.
우선 문화예술 관람과 참여가 가장 높은 연령대는 고령으로 분류되는 55~64세로 각각 79.5%, 36.6%였다. 디지털 콘텐츠 소비가 가장 높은 연령대는 준고령인 50~54세로 83.7% 였다.
문화예술 관람과 문화예술 참여률이 가장 낮은 세대는 75세 이상(후기노인)으로 각각 32.3%, 10.8%였으며 디지털 콘텐츠 소비비율도 75세 이상이 41%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문화활동 전반에 대한 관람, 참여, 소비수준이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50세 이상 집단의 3분의 2(66.6%)가 나이 들수록 문화예술이 중요하다고 응답해 노후 문화생활에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노후 문화예술 활동 목적은 ‘건강 유지(70.1%)’가 가장 높았고 다음이 은퇴 후 자기 계발(53.8%), 사람들과 교류(48.4%) 순이었다. 특히 50대(20.6%)보다는 70대(28.4%)가 사람들과의 교류를 위해서 문화예술활동을 하고싶다는 답변이 많았다.
장애인의 문화예술관람률은 일반시민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문화예술관람 경험이 전혀 없다고 응답한 비율이 일반시민이 23.9%인 반면, 장애인은 64.5%에 달했다. 또한 월 1회 이상 관람한다고 응답한 비율 역시 일반시민은 13.3%였던 반면, 장애인은 0.7%에 그쳤다.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즉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문화예술시설 조성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도 장애 유형에 따라 달랐는데 공통적으로는 장애물에 방해 없이 이동할 수 있는 ‘접근성’ 요구(45.3%)가 가장 많았다.
유형별로는 지체장애인은 ‘접근’(52%), 청각·시각장애인은 불편없는 공연·전시 관람을 위한 편의 등 ‘이용’(청각장애: 53.6%, 시각장애: 40.5%)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배리어프리 시설 이용 의향이 없는 장애인들은 ▴시설 내 접근성(31.2%) 불편 ▴프로그램‧공연 참여 어려움(28.4%) ▴정보와 안내 부족(12.8%) ▴보조 기술 및 서비스 미비(11%)’를 이유로 들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처음으로 외로움·사회고립 고위험군에 대한 심층 조사 및 분석을 진행, 문화예술이 정서 건강에 미치는 영향 분석도 실시했다.
국립정신건강센터가 개발한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 척도’를 조사문항에 반영한 결과 응답자인 서울시민 10명 중 4명(39%)이 ‘외로움 고위험군’으로 분류됐고, 10명 중 1명(11.4%)이 ‘사회적 고립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로움 고위험군은 젊은 층이 많았고, 사회적 고립은 중장년층이 많았다.
문화예술 관람률은 ‘사회적 고립 고위험군’과 ‘외로움 고위험군’ 모두 낮은편이었다. ‘사회적 고립 고위험군’ 41.2%가 문화예술 관람경험이 없었고 ‘외로움 고위험군’도 24.5%에 달했다.
문화예술 활동 참여경험을 묻는 질문에는 ‘사회적 고립 고위험군’의 73.2%가 없다고 답했고 ‘외로움 고위험군’은 절반에 해당하는 52.1%가 참여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사회적 관계 형성과 외로움과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문화예술 관람·활동 참여할 의향 질문에는 ‘외로움 고위험군’은 60.1%, ‘사회적 고립 고위험군’은 41.1%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서울문화재단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다변화하고 있는 서울시민의 문화향유 양상을 문화예술 정책에 반영할 계획으로, 문화예술이 단순한 여가 활동을 넘어 향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문화예술 정책 시행에 적극 고려·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송형종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조사 결과는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 인구고령화 등에 따른 문화예술의 사회적 역할이 필요함을 보여준다”며 “재단은 향후 서울시의 약자동행 정책과 발맞추어 문화약자를 위한 세밀한 지원을 지속해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