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에 살고, 대구에 살고 ‘대구의 성악가들’展

  • 등록 2024.06.10 14:33:52
크게보기

대구 음악의 힘은 바로 ‘사람’으로부터 시작

 

뉴미디어타임즈 신재훈 기자 | 올해로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21주년을 맞는다. 그리고 성악인들의 등용문 대구국제성악콩쿠르가 42회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매년 이 같은 국제 규모의 음악 행사를 이끌어낼 수 있는 것은 아무 도시나 가능한 일이 아니다. 근대기부터 다져온 음악적 토대, 그리고 음악가들의 힘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근대기부터 오늘날까지 대구 음악의 토대를 닦고 터전을 일궈온 성악가들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는 작은 전시가 대구문화예술아카이브 열린수장고(대구예술발전소 3층)에서 열리고 있다.

 

대구광역시가 문화예술아카이브 사업을 추진하면서 수집한 자료들 중 일제강점기부터 오늘날까지 대구의 음악적 토대를 닦아온 성악가들의 이야기를 살펴볼 수 있는 자료 40여 점을 선별해 전시하고 있다.

 

대구의 음악인들은 일찌감치 ‘최초’의 독창회, 한국인 ‘최초’ 우승기록 등 다양한 ‘최초’를 기록했다. 현제명과 추애경은 1930년대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전미(全美) 음악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대구대남학교와 계성학교를 졸업한 현제명은 유학을 마친 후, 귀국 독창회를 고향인 대구 제일소학교 강당에서 열었다. 대구신명학교 출신의 추애경도 유학을 떠나기 전까지 모교에서 후학을 길렀다. 대구대남학교 출신의 김문보는 한국인 최초의 바리톤으로 대구에서 부인과 함께 최초로 부부음악회를 열었다. 성악가이자 작곡가 권태호는 대구에서 한국인 최초 독창회를 열었다. 전시장에서는 이들의 활동을 신문 기사와 사진, 팸플릿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더 중요한 것은 이들 다음 세대 음악인들의 활동을 살펴보는 것이다. 바리톤 고(故) 이점희, 테너 김금환, 김원경, 홍춘선, 소프라노 한은재와 현재까지 지역 음악계를 지키며 대구음악가들을 뒷받침하고 있는 바리톤 남세진, 소프라노 박말순, 김귀자 등 원로음악인들은 1970~80년대 대구를 중심으로 활동했지만, 국립예술단체의 주역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주역은 ‘대구에서’ 캐스팅하는 것이 당연했고 이들의 활동을 지켜보는 후배 음악가들은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다. 전시장에서는 사진과 영상, 팸플릿, 신문기사 등의 자료들을 통해 이들의 젊은 시절부터 전성기까지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탄탄한 실력을 갖춘 대구 음악인들의 꿈은 종합예술인 오페라를 직접 제작해서 무대에 올리는 것이었다. 대구의 전문 음악인들이 만든 최초의 오페라는 ‘토스카’(1973)이다. 대구오페라협회가 제작한 이 오페라는 김금환이 연출을 맡고 대구시립교향악단(지휘 이기홍), 이점희, 남세진, 이근화, 김찬기, 홍춘선, 박말순 등이 출연했다. 젊은 음악인들을 돕기 위해 현대미술가 이묘춘이 무대미술, 연극인 이필동이 무대감독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토스카 역으로 출연했던 소프라노 박말순은 힘들었던 제작 환경을 “당시 열정은 넘쳤지만, 공연 과정에 고생을 많이 해서 오페라가 아니라 ‘고(苦)페라’였다”고 회고했다.

 

전시장에서는 원로음악인 남세진(1933~), 박말순(1939~), 김귀자(1941~)의 구술 영상을 통해 옛 음악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고, 한국 최초로 고희(古稀) 기념 음악회를 연 바리톤 이점희의 ‘고희 기념 음악회’ 영상과 작곡가 김진균 정년퇴임 기념 음악회 영상을 통해 대구성악가들의 전성기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대구광역시가 기획한 이 전시는 9월 29일(일)까지 대구문화예술아카이브 열린수장고(대구예술발전소 3층)에서 열린다.

 

배정식 대구광역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대구는 여러 예술 분야에서 저력을 가진 도시로서, 이번 전시를 통해 오는 가을에 열리는 다양한 음악 축제의 원동력은 ‘대구 인재의 힘’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며, “현재 우리 지역에서 성장하고 있는 청년예술가들도 이런 저력을 확인하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재훈 기자 jumprope486@gmail.com
뉴미디어타임즈 모든 콘텐츠(영상,기사,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대표/발행인 : 최인철 | 등록번호 : 경기, 아52943 | 등록일 : 2021-07-02 | 제보 메일 : unodos123@naver.com | 연락처 : 070-8680-8507 | 화성취재본부 : 경기도 화성시 팔탄면 신양2길 58 제에이동호 | 한국언론문화예술진흥원 본부 : 서초구 서초대로 65번길 13-10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용운 후원계좌 : 기업은행 685-042149-01-013 뉴미디어타임즈 성남취재본부 :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금상로 134 | 인천취재본부 : 인천광역시 연수구 비류대로433번길 21 | 파주취재본부 : 파주시 와석순환로 347 | 양평취재본부 : 경기도 양평군 지평면 지평시장2길 8 1층 | 여주취재본부 : 경기도 여주시 청심로 65 4층 | 평택취재본부 : 평택시 복창로 34번길 19-10 | 안성취재본부 : 안성시 공도읍 고무다리길 13-11 | 양주취재본부 : 경기도 양주시 옥정동 966-3 203호 | 의정부취재본부 : 경기도 의정부시 민락동 927-1 1동 904호 강남취재본부 : 강남구 역삼동 11길 20 a동 버베나하우스 a동 b01호| 강서취재본부 : 강서구 강서로47길108 | 관악취재본부 : 서울시 관악구 인헌23길 31 | 홍천취재본부 : 강원도 홍천군 홍천읍 너브내길181 | 제천취재본부 : 제천시 아세아1길6 세종취재본부 : 세종특별자치시 아름서1길 13-4 | 대구취재본부 : 대구 북구 내곡로 77 | 부산취재본부A : 동래구 충렬대로487 | 부산취재본부B : 연제구 쌍미천로 16번길 5-7 뉴미디어타임즈 모든 콘텐츠(영상,기사,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